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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말 사이

2011/09/27 16:35 from 단상
아주 짧고 별 내용 없는 대화에서도 나의 말과 상대의 말 사이, 나의 말과 다음 말 사이의 간극을 우리는 잘 견디지 못한다. 충분히 익지 않은 내용이라도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서둘러 말로 뱉어 둘러쳐버리든지, 정 할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우, 어색한데?', 혹은 '어우 썰렁하다'는 식의 말로 그 간극을 메우려고 한다. 그런데 실은 정말의 대화, 저 사람이 한 말에 대한 정말의 내 정서와 생각의 형성은 내 입이 떨어지기 전(혹은 말을 하는 동안의 미세한 간극 속에서)에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내 말 한마디와 그 다음 말 사이의 간극에서도 그렇다. 이러한 순간을 눙치지 않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내 생각', '내 마음', 혹은 새로운 생각 같은 것들이 싹틀 수 있다. 설익은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익히면서 침묵과 간극의 시간을 견디는 것 또한 중요하다.

뭐든 자연스러우려고 애쓰지 말자. 그러는 동안에 나의 생각과 마음이 자연스레 무르익을 기회가 인위적으로 가지쳐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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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순덕한 호랭이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