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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5

2009/10/17 16:01 from 서고/스피노자 서신


* 중간에 띄엄띄엄 번역이 되어서 아직 못 올린 편지들이 많지만, 이 편지를 먼저 올립니다. 마이어가 스피노자의 책(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들)을 발행하면서 붙인 서문을 읽고 스피노자가 마이어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스피노자.. 넘넘 착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




편지 15

B. De Spinoza가 루드비히 마이어씨에게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친애하는 친구,

당신이 드 브리스 편에 보낸 서문을 다시 그의 편에 당신에게 보냅니다. 당신이 보게 되겠지만, 서문의 여백에 몇 가지 것들을 메모하였는데, 편지로 당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되는 다른 몇 가지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먼저 당신은 4 페이지에서 독자들에게, 내가 첫 번째 장을 쓴 때에 대해 조언하였는데, 나는 당신이 여기 혹은 다른 아무 곳에나 당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 내가 그것을 2주만에 썼다는 것 또한 덧붙여주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주의를 주면, 누군가가 내가 이것들을 최고도로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제시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여기저기에서 모호한 것들이 눈에 띄어도 한 두 단어 때문에 지체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니다.

 두 번째로, 데카르트를 바로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질서를 더 잘 유지하면서도 공리의 수를 너무 늘리지 않기 위해 데카르트가 증명한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많은 것들을 증명하였다는 것, 그리고 같은 이유로 데카르트가 일체의 증명 없이 긍정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내가 증명하였고, 데카르트가 빠뜨린 다른 것들을 덧붙여야만 했다는 것 또한 당신이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친애하는 친구여, 당신이 끝 부분에 그 소인배1)에 반대하여 쓴 것을―전부 다―빼 주기를 급히 부탁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데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한 가지 이유만 당신에게 이야기할까 합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다음과 같은 점을 납득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들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출판된다는 것, 이 작은 책을 발행함에 있어 진리를 퍼뜨리고자 하는 욕망만이 당신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 이 작은 책이 모든 사람을 기쁘게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이 무척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참된 철학을 공부하도록 당신이 선한 의지로 관대하게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모든 이에게 이익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강조는 옮긴이] 아무도 해를 입지 않고, 누군가를 공격할 수 있는 어떠한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모든 사람들이 이를 쉽게 믿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후에, 그 사람이 그의 악함을 보여주려고 하면, 그때에는 당신이 그의 삶과 성격을 허락을 받지 않고도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그 때까지 기다리도록 스스로를 설득하고, 그렇게 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가장 헌신적임을 믿어주세요.

모든 선의지로 당신의 것인,

Voorburg, 1663년 8월 3일                                                                                             B. de Spinoza


1) 마이어의 공격의 대상이 누구였는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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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6은 보일의 책에 대한 스피노자의 코멘트를 길게 담고 있습니다. 3회 정도에 걸쳐 나누어 게재할 예정입니다. 주요한 스피노자 서한집들도 이 편지 6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진공에 대한 견해, 운동에 대한 스피노자의 관점이 잘 드러나 있으므로, 보일의 견해와 견주어 정독하면 스피노자의 자연학(그리고 그것과 연결되는 스피노자의 사상 전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편지의 경우 컬리의 주석도 대부분 번역하였는데 함께 읽는 것이 독해에 도움이 됩니다.  


편지 6


B. D. S.가 가장 고귀하고 학식있는 헨리 올덴부르크에게
이전 편지에 대한 답장과 질산칼륨, 유동성, 고체성에 관한 고귀한 로버트 보일의 책에 대한 코멘트

존경하는 경,

 매우 뛰어난 보일씨의 책1)을 받아 틈나는대로 읽어보았습니다. 이러한 선물을 주신데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당신이 처음에 내게 이 책을 전해주겠다고 약속했을 때, 당신은 아주 중요한 일들에만 신경을 쓸 것이라고[따라서 이 책 또한 틀림없이 아주 중요한 어떤 것일 거라고-옮긴이] 추측했던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식견있는 경, 당신은 보일이 쓴 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보내주기를 원했지요. 나의 변변치 않은 능력이 허락하는대로, 내게 모호해 보이거나, 부적합하게 논증된 특정한 것들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이제 그 작업을 할 참입니다. 하지만 다른 업무들 때문에 나는 아직 책 전부를 읽어보진 못하였고, 책을 면밀히 읽어볼 시간은 더욱 없었습니다. 이제 내가 니테르(질산칼륨)2) 등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것으로 발견한 것을 써보겠습니다.


니테르에 대하여


 먼저 보일은 니테르의 재결정화에 관한 실험으로부터, 니테르가 비휘발성을 띤 부분들과 휘발성을 띤 부분들로 구성된 이종적인 어떤 것이고, 그것의 본성은(적어도 현상만을 고려할 때는) 오직 부분들의 혼합에서 발생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의 본성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추론해 냅니다.3)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타당하려면 다음과 같은 실험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니테르 주정은 진짜 니테르가 아니며 알칼리 염alkaline salt4) 의 도움 없이는 응고되거나 결정화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 말이지요. 또는 적어도 도가니 안에 남아있는 비휘발 염의 양이 니테르의 양이 같을 때 항상 동일한지, 또 니테르의 양에 비례해서 도가니 안에 남아있는 비휘발 염의 양이 변화하는지를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뛰어난 저자가 저울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는 것(§9)5)과 니테르 주정의 현상이 니테르의 현상과 매우 달랐다는 것(그리고 실로,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반대되었다는 것)은, 내 생각에는, 보일의 결론을 확인해주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니테르의 재결정화 현상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으로 떠오르는 것을 간략하게 제시해 보겠습니다. 이와 함께 어느 정도 이러한 설명을 확인해주는 간단한 실험 두 세 개를 추가하겠습니다. 가능한한 가장 단순하게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나는 니테르 주정과 니테르 사이에 충분히 명백한 것, 즉 니테르의 입자들은 정지해 있는 반면 니테르 주정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을 차이로 설정하겠습니다.

 나는 비휘발된 염이 니테르 정을 만드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으며, 그것은 단지 니테르의 불순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나는 니테르 주정조차도 불순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크기가 작을지라도 충분히 많은 불순물들이 떠다닐 것입니다).

 이 염분, 혹은 이 불순물들은 니테르 입자들의 크기로 파여진 작은 구멍, 혹은 통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니테르 입자들이 불의 힘에 의해 그 구멍이나 통로로부터 빠져나오면, 어떤 통로는 좁아지고 어떤 통로는 넓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통로들의 바로 그 물질, 혹은 벽walls은 단단하고 부서지기 쉽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니테르 주정을 염분 위에 떨어뜨리면, 주정의 어떤 입자들은 이 비좁아진 통로로 억지로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입자들의 두께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데카르트가 그럭저럭 논증한 것처럼6)), 입자들은 먼저 통로의 단단한 벽을 마치 활처럼 휘게 만들고난 후 부숴뜨립니다. 입자들이 벽을 부술 때, 입자들은 그 부서진 벽 조각들이 튕겨져 나가게 만듭니다. 입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운동을 보유하고 있어서, 운동하고 있을 때와 똑같이 고체화되거나 결정화될 수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니테르 주정의 또다른 입자들은 더 넓은 통로로 침투합니다. 이 입자들은 통로의 벽을 건드리지 않았으므로, 필연적으로 아주 미세한 물질에 의해 둘러싸여 위쪽으로 떠밀려 올라갑니다(나무 조각이 불꽃이나 열에 의해 위쪽으로 떠밀려 올라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리고는 연기가 되어 날아가버립니다. 니테르 주정의 입자들의 양이 충분히 많다면, 혹은 벽 조각들이나 더 좁은 통로로 들어가는 입자들과 섞여 있다면, 이 입자들은 위쪽으로 날아 올라가는 포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비휘발 염분이 물이나 공기의 도움으로 흩어지고 더 유연하게 된다면, 이 염분은 니테르 주정 입자들의 추진력을 억제하고 그들의 운동을 잃게 만들어서 다시금 정지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마치 포탄이 모래나 진흙에 닿으면 운동을 잃게 되는 것처럼). 니테르의 재결정화는 단지 니테르 주정 입자들이 정지하게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일 뿐입니다. 이를 발생시키는 데, 비휘발 염분은 이 실험에서 명백한 바와 같이 단지 도구로서만 이용됩니다.


1) 이 책은 『어떤 물리학적 에세이들 Certain Physiological Essays』(Boyle 2)의 영어판이 아니라(스피노자는 영어를 읽을 줄 몰랐기 때문이다. 편지26을 보라) 1661년에 출간된 동일한 에세이의 라틴어판(Boyle 3)이었을 것이다.

2) 화학성분은 KNO3이다. 결정구조는 아라고나이트(aragonite)와 동일하다. 보통 모상(毛狀) 또는 침상 집합체를 이루며, 무색 ·백색 ·회색 등을 띠는데 불순물에 의해 착색되기도 한다. 굳기 2, 비중 1.9∼2.1이다. [110]면에서 쌍정(雙晶)을 이룬다. 유리광택이 있으며, 투명하다. 물에 쉽게 녹고 쓴맛을 가지며, 목탄 위에서는 튀면서 탄다. 주로 동물의 시체나 배설물 등에 박테리아가 작용하여 생긴다. 또한, 건조지대의 지표에서 석출되거나 비온 후의 햇볕에 의해 지표의 토양과 섞여 만들어진다.

3) 니테르 ‘복원’ 혹은 재결정화 실험에서 보일은 니테르를 도가니에 넣어 녹인 후, 니테르에 불이 붙도록 타고 있는 석탄을 추가하였고 니테르가 불타는 것이 멈출 때까지 석탄을 계속 더했다. 이 혼합물은 모든 ‘휘발 부분들’이 빠져나갈 때까지 가열되었다. 그리고나서 남은 ‘비휘발 부분들’은 두 조각으로 쪼갠다. 보일은 한 조각을 물에 녹이고, ‘니테르 주정(니테르 용액)’ 몇 방울을 거기에 떨어뜨린다. 이 과정은 거품이 나는 현상이 멈출 때까지 계속되었다. 또 다른 조각은 물에 녹이지 않는 것을 빼고는 첫 번째 조각과 동일하게 처리한다[니테르 주정을 거품이 나지 않을 때까지 조각에 떨어뜨린다]. 첫 번째 용액은 몇 시간 후에 니테르를 만들어내면서 결정화된다. 두 번째 용액은 아주 느리게 결정화되는데, 물을 넣고 용액을 증발시키면, 니테르 결정들이 만들어진다.
 보일은 이 실험을 수행하면서 두 가지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스콜라 학파의 실체 형상 이론에 따르면 니테르와 같은 자연 물질의 속성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형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이 형상은 물질이 실체적 변화를 겪으면 파괴될 것이다. 니테르 재복원 실험은, 그러한 물질들이 더 기본적인 구성요소들로 부서질 수 있고, 이 요소들을 재결합하면 다시 전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행해졌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물질 전체의 속성은 그것이 소유하고 있는 형상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고 있는 부분들의 구성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둘째, 보일은 사물의 2차적 특성들(맛, 냄새, 온도, 등)이 구성요소의 1차적 특성들(크기, 모양, 배열, 운동)에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예컨대, 니테르의 구성요소들이 서로서로 맛과 냄새가 눈에 띄게 다르고, 그 복합물과도 다르다는 사실은 다양한 물질들의 이러한 특징들은 그 부분들의 크기, 모양, 배열, 운동에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이러한 일반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었다.    
 보일이 말하는 ‘니테르’는 일반적으로 질산칼륨과, ‘휘발성 니테르’는 탄산칼륨과, ‘니테르 주정’은 질산과 동일시된다.

4) 즉 ‘비휘발성 니테르’. 스피노자의 가설에서 이것은 니테르 안에 있는 불순물이다.

5) §9에서 보일은 비휘발 니테르를 완전히 녹이는데 필요한 니테르 주정의 양의 무게를 측정하였고, 이것과 니테르 주정에서 니테르를 분리하였을 때 줄어드는 무게를 비교하였다고 쓰고 있다. 이 두 무게는 거의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6)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4, 110쪽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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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5

2009/09/17 17:21 from 서고/스피노자 서신

편지 5

헨리 올덴부르크가 존경하는 B. D. S에게


친애하는 친구,

 당신에게 약속했던 작은 책자를 보냅니다. 이 책에 대한, 특히 보일이 이 책에 포함한 질산칼륨Niter, 유동성, 고체성에 대한 실험과 관련해서 당신의 견해를 들려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당신의 식견있는 두 번째 편지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그것을 어제 받았습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으로의 여행으로 인해 당신이 나의 모든 의심들에 답변을 할 수 없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당신이 한가해지는 대로 지난 편지에서 생략한 답변들을 내게 보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당신의 지난번 편지는 나를 훨씬 많이 일깨워주었지만, 모든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지는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사물의 참된 제일원인에 대해 명석하고 판명하게 가르침을 준다면,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 그리고 어떻게 사물들이 존재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사물들이 어떻게 제1원인에 연결되고 의존하는지가 나에게 분명하지 않은 한, 내가 듣고 읽은 모든 것이 혼란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매우 식견있는 스승인 당신이 이 점에 대해 나에게 횃불을 밝혀 건네주고, 나의 신실함과 당신에 대한 나의 감사한 마음을 의심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런던, 11/21 10월 1661년


당신의 가장 헌신적인

헨리 올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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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4

2009/09/10 13:31 from 서고/스피노자 서신

편지 4


B. D. S가 가장 고귀하고 식견있는 헨리 올덴부르크에게

앞선 편지에 대한 답장

존경하는 선생,

암스테르담에 한 두 주 정도 머무르려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당신의 반가운 편지를 받았고, 내가 당신에게 보낸 세 가지 정리들에 대한 당신의 이의를 읽어보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나머지는 생략하고, 이 지점들에 대해서만 당신에게 만족스런 대답을 하려 노력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 나는, 정의된 것의 실존이 따라나오는 것은 아무 것이나에 대한 정의로부터가 아니라, (내가 세 가지 정리들에 덧붙인 주석에서 증명한 바와 같이) 오직 어떤 속성, 즉 (내가 신에 대한 정의와 관련하여 명료하게 설명한 바와 같이) 그 자체를 통해서 그리고 그 자체 안에서 생각되어지는 것에 대한 정의 혹은 관념[idea]으로부터라고 말합니다. 방금 언급한 주석에서 나는 또한, 내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차이의 이유―명료하고 판명한 개념과 허구 사이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하는 철학자에게 특히나 중요한―와 모든 정의, 혹은 명료하고 판명한 모든 관념은 참되다는 공리가 참임을 충분히 명료하게 서술하였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주목한다면, 첫 번째 문제에 대한 해결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두 번째 문제에 대한 해결로 나아갑니다. 여기에서 당신은 만약 사유가 연장의 성질과 관련을 맺고 있지 않다면 연장은 사유에 의해서 한계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오직 사례와 관련한 의문만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점을 주목해주십시오. 만약 누군가가 연장은 연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유에 의해서 한계지어진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연장이 절대적으로 무한한 것이 아니라 오직 그것이 연장인 한에서만 무한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즉 그 사람은 연장이 절대적으로 무한한 것이 아니라, 오직 그것이 연장인 한에서만, 즉 그 자신의 유 안에서만 무한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1)

 그러나 당신이 말한대로 사유는 신체적인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둡시다. 그러나 여전히 당신은 연장이 연장인 한 사유가 아니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나의 정의를 설명해주고 나의 세 번째 정리를 증명하기에 충분합니다. 

 내가 제안한 것들에 대한 당신의 세 번째 이의는 공리들이 공통 관념들인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것에 대해 다툴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공리들의 참임을 또한 의심합니다. 실은 당신은 오히려 공리들의 반대가 더 그럴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실체와 Accident[우유성?]에 대해 제시하고 있는 정의들에 부디 주목해 주십시오. 그로부터 이 모든 공리들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실체를, 그 자체를 통해서 그리고 그 자체 안에서 생각되어지는 것, 즉 그것의 개념이 다른 것의 개념을 수반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양태, 혹은 Accident는 다른 것 안에 있고 자신이 안에 있는 그것을 통해서 생각되어지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것이 분명해집니다.


[A1] 실체는 본성상 실체의 Accidents에 우선한다. 실체 없이는 Accidents가 있을 수도 생각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A2] 실체와 Accidents 외에 어떤 것도 실재 안에 혹은 지성 바깥에 실존하지 않는다. 


있는 것[실존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 자체를 통해 생각되거나 혹은 다른 것을 통해 생각되고 그것의 개념은 다른 것의 개념을 수반하거나 수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A3]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지는 사물들은 서로 어떠한 공통적인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속성은 그 개념이 다른 것의 개념을 수반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A4] 만약 두 사물이 서로 아무런 공통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일 수 없다.


효과에는 원인과 공통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효과가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원인으로부터가 아니라] 무로부터 가지게 된 것일 것입니다.

 신이 창조된 사물들과 형상적으로 아무런 공통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당신의 주장에 관해서, 나는 나의 정의에서 이와 완전히 대립되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내가 신은 그 각각이 자신의 유 안에서 무한한, 혹은 자신의 유 안에서 최고로 완전한 무한한 속성들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정리에 대한 당신의 이의에 대해서는, 친구여 나는 당신에게, 인간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발생될 뿐이라는 것 그리고 인간의 신체는 비록 다르게 형성된 채이긴 하지만 이미 이전에 실존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기를 부탁합니다. 내가 기꺼이 인정하듯이, 물질matter의 한 부분이 무화無化되면 연장 전체가 이와 동시에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추론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두 번째 정리는 많은 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속성들로 이루어진 유일한 신만을 만들어냅니다.


[린스버그에서, 1661년 10월]



1) AHW는 NS에 빠져있는 이 문장의 라틴 텍스트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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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

2009/09/10 12:24 from 서고/스피노자 서신

편지 2


바루흐 데 스피노자가 고귀하고 식견있는 헨리 올덴부르크에게

지난 번 편지에 대한 답장

존경하는 선생,

 당신의 겸손함이 당신이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탁월함을 생각해보도록 허락만 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우정이 나에게 얼마나 기쁜 것인지를 헤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 탁월함을 생각해 볼 때(게다가 친구는 모든 것들을, 특히 영혼적인 것들을 나누어야만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나는 내가 당신과 감히 우정을 맺는다는 것이 주제넘은 짓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정중함과 선의지 덕분입니다. 당신의 정중함이 너무도 커서 당신은 스스로를 기꺼이 낮추었고, 당신의 선의지는 너무나도 풍부하여 나를 기꺼이 풍요롭게 하였으므로, 나는 당신이 지속하여 내게 제공하고 황송하게도 나에게 그 응답을 부탁한 친밀한 우정을 맺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열심히 가꾸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내가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체의 정신적 재능에 관하여 #당신이 요구하는 것을 나는 기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것이 나에게 매우 손해가 될지 모른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1)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당신이 나에게 요청한 것을 거절하기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우정의 권리로, 나는 우리가 논의했던 문제에 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설명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당신의 너그러움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당신을 나에게 좀 더 밀접하게 묶어주는 수단이 되리라고 생각하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제 나는 다음에 관하여 잠시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D1] 신을 나는, 그 각각이 자신의 유에서 무한하며 혹은 최고로 완전한 무한한 속성들로 이루어진 존재로 정의한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D2] 나는 속성을 그 자체를 통해서, 그것 안에서 생각되어지는 모든 것으로, 그래서 그 개념이 다른 사물의 개념을 수반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한다. .


예컨대, 연장은 그 자체를 통해서, 그것 안에서 생각되지만, 운동은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은 다른 것 안에서 생각되고, 그것의 개념은 연장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D1'이 신에 대한 참된 정의라는 것은 우리가 신을 최고로 완전하고 절대적으로 무한한 존재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볼 때 분명합니다. 게다가, 이 정의로부터 그러한 존재가 실존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쉽습니다. 여기는 증명을 할 적합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증명을 생략할 것입니다. [연장과 사유 사이의 참된 구별에 관한] 당신의 첫 번째 질문에 만족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가 여기에서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P1] 두 개의 실체가 그들의 모든 본질에 있어서 전적으로 서로 다르지 않다면, 자연 안에 두 개의 실체는 실존할 수 없다는 것;

[P2] 실체는 생산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실존하는 것은 실체의 본질이라는 것;

[P3] 모든 실체는 무한하거나 혹은 자신의 유 안에서 최고로 완전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것들을 내가 증명한 바 있기 때문에, (당신이 신에 대한 정의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당신은 내가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해 더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것들을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증명해서 당신에게 제시하는 것보다 더 명료하고 간단하게 증명하는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와 별도로 그것들을 당신에게 보내고, 이와 관련한 당신의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2)

 다음으로 당신은 내가 데카르트와 베이컨의 철학에서 찾아낸 오류들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오류를 들추는 것은 나의 습관이 아니지만, 당신이 바라는 바에 응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중대한 오류는 그들이 제1원인과 모든 사물의 기원에 대한 앎에서 너무 멀리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들이 인간 정신의 참된 본성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그들이 오류의 참된 원인을 결코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앎에 대한 열망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세 가지에 대한 참된 앎이 얼마나 필수적인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제1원인과 인간 정신에 대한 앎에서 빗겨났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정리들[propositions]이 참이라는 것으로부터 쉽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세 번째 오류만을 보이겠습니다.

 나는 베이컨에 대해서는 거의 말할 것이 없는데,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게 이야기하고 있고 거의 아무 것도 증명하고 있지 않으며, 오직 주장만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가정하고 있습니다:


⑴ 인간 지성은 감각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본성에 의해서도 속는다. 지성은 우주에 대한 유비로부터가 아니라 그 자신의 본성에 대한 유비로부터 모든 것을 꾸며낸다. 그것은, 사물의 광선과의 관계에서 울퉁불퉁한 거울처럼 그 자신의 본성과 사물의 본성을 섞는다, 등등.3)

⑵ 인간 지성은 본성상 추상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어서 덧없는 것들을 지속적인 것으로 꾸며댄다, 등등.

⑶ 인간 지성은 침착하지 않고, 입장을 취할 수도,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베이컨이 주장하는 다른 원인들은 모두, 데카르트가 제시한 다음과 같은 하나의 원인으로 쉽게 환원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의지는 자유롭고 지성보다 더 광범위하다, 혹은, 베이컨이 더욱 혼란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듯이(아포리즘 49), 지성은 편견없는 견해가 아니라, 의지에 의해 자극받은 것이다. (여기서, 베이컨이 종종 지성을 정신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베이컨은 데카르트와 다릅니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다른 원인들을 차치하고 나는 위에서 언급한 이 원인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는 데카르트와 베이컨이, 흼(whiteness)이 이런 저런 흰 것과 다르듯이 혹은 인간성이 이런 저런 인간과 다르듯이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의지(the will)가 이런 저런 의지작용들(volitions)과 다르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의지가 이런 저런 의지작용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성이 베드로와 바울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것입니다. 의지는 단지 이성의 존재일 뿐이고 결코 어떤 식으로든 이런 저런 의지작용의 원인이라고 불려서는 안됩니다. 특정한 의지작용들은 자유롭다고 할 수 없고(그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요구하므로), 그 의지작용들의 원인들이 그들을 그러하게 결정한바 대로임에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데카르트에 따르면 오류 자체가 특정한 의지작용인데, 이로부터 오류는(즉 특정한 의지작용은) 자유롭지 않으며 결코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 원인에 의해 결정지어진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따라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내가 증명하겠다고 약속한 바입니다.


[린스버그에서, 1661년 9월]

 


1) [옮긴이]원문 “As for any mental endowments I may possess, I would gladly let you claim them for yourself, even if I knew that it would be greatly to my detriment.” 무슨 의미인지??

2) [옮긴이]스피노자가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기하학적 증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별도의 노트는 유실되었다고 전해진다. 편지 3에서 올덴부르크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공리와 증명들은 편지 4와 이후의 편지들을 통해 추론해내야 한다.

3) 이 구절은 베이컨의 Novum Organum Ⅰ, 41에 대한 인용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점에서 스피노자의 인용은 “The Plan of the Work" (베이컨, Ⅰ, 138-139)의 구절에 더 가깝다. analogia와 radiusfk는 베이컨의 용어 사용에 대해서는 130, 138 페이지에 있는 엘리스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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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순덕한 호랭이 트랙백 0 : 댓글 9

편지 3

2009/09/04 12:47 from 서고/스피노자 서신


* 학교에서 스피노자 전집의 서신들을 번역하기로 하였습니다. 급할 때 참조할 수 있는 초고를 만드는 수준이라 번역이 엄밀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한글로 옮긴 것이 읽기에 나을 것 같고 스피노자의 사유를 만나기에 좋은 기회인 듯하여 올립니다. 제가 옮긴 서신이 아니더라도 사정이 된다면 허락을 구하여 올리겠습니다. 번역에 대한 지적, 내용에 대한 토론, 문제제기 모두 다 기다립니다.



편지 31)

헨리 올덴부르크가 존경하는 바루흐 데 스피노자에게

훌륭한 경이자 친애하는 친구,

 당신의 고견이 담긴 편지를 받아 매우 기쁜 마음으로 읽어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기하학적 증명 방식에 열렬하게 찬성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그토록 정확하게 가르쳐준 것들을 쉽사리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둔감함을 자책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당신에게 제시하고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들을 찾고자 노력함으로써 나의 느림의 증거들을 보이고자 합니다.

 첫째, 단지 당신이 신에 대해 제시한 정의로부터 그러한 존재가 실존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명료하고 의심없이 생각하십니까? 정의는 오직 우리 정신의 개념만을 포함한다는 것, 우리의 정신은 존재하지 않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낸다는 것(concipere), 그리고 한번 생각에 품어진 것들을 우리의 정신은 무수하게 증식시키고(multiply) 증가시킨다는 것(increase)을 숙고해볼 때, 제가 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으로부터 어떻게 신의 실존을 추론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인간, 동물, 식물, 광물 등에서 발견한 모든 완전함의 정신적 집적으로부터 그 모든 덕들[shirley-qualities]을 참되게[shirley-in full] 소유하고 있는 어떤 하나의 실체라는 관념(conception)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shirley-even more] 나의 정신은 덕들을 무한하게 증식시키고 증가시켜서 그 자체로 가장 완전하고 탁월한 존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부터 결코 그러한 존재의 실존을 추론해낼 수는 없습니다.

 둘째, 당신은 신체가 사유에 의해 한계지어지지도 않고, 사유가 신체에 의해 한계지어지지도 않는다고 확신하십니까? 사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즉 사유가 신체의(corporeal) 운동인지 아니면 신체적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영혼의 행동인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당신은 당신이 나에게 알려준 공리들이 자연의 빛에 의해 알려지고 아무런 증명도 필요하지 않는 자명한 원리들이라고 생각합니까? 첫 번째 공리는 그러한 유의 것인지 모르나, 나머지 세 개의 공리들이 어떻게 그렇게 간주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두 번째 공리는 실체들과 accidents들 외에 아무 것도 자연 안에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는 실체도, accidents도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사물들의 우주는 외려 이와 반대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 번째 공리―서로 다른 속성들을 가지고 있는 사물들은 어떠한 공통적인 것도 가지지 않는다―도 나는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모든 사물들은 어떤 면에서는 서로 다르면서도 다른 면에서는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공리―만약 사물들이 서로 아무런 공통적인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하나는 다른 하나의 원인일 수 없다―는 제 무딘 지성에 너무도 불명확하여 그 공리에 비출 빛이 더는 필요하지 않을 지경입니다(그 공리에 아무리 빛을 비추어도 명확해질 수 없다는 뜻?). 물론 신은 형상적으로는 창조된 사물들과 아무런 공통적인 것도 가지지 않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신을 창조된 사물들의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이 공리들이 의심의 그늘을 벗어나 있다는 것을 나는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신이 이 공리들 위에 세운 정리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당신은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리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는 정리들과 관련된 의심들에 휩싸입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정리에서, 나는 두 명의 사람이 두 개의 실체라고, 또한 그들 각자는 추론할 수 있는(reason)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부터 동일한 속성의 두 실체가 있다고 나는 결론내립니다. 두 번째 정리―실체는 생산될 수 없다 또다른 실체에 의해서일지라도 마찬가지이다―와 관련해서는, 나는 이것이 어떻게 참일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도 그 자신의 원인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명제는 모든 실체들을 그 자신의 원인으로 정립하고, 이들을 서로에게 독립적인 것으로, 무수히 많은 신들로 만듭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정리는 모든 사물들의 제1원인을 부인합니다.

 이 고매한 문제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좀 더 직접적이고 충분하게 드러내주고, 실체들의 기원과 생산, 사물들의 상호 의존와 상호 종속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호의를 당신이 베풀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이해할 수 없음을 순순히 고백합니다. 우리가 맺은 우정을 걸고 당신에게 간청하건데,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 숨김없고 당당하게 나를 상대해 주십시오. 또한 나는 당신이 나와 기쁘게 나눈 것들이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안전할 것이라는 것, 그것들이 당신에게 해가 되거나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아주십시오.

 우리 철학 모임에서는 실험과 관찰에 온 힘을 다해 매진하고 있으며, 기계기술의 역사를 모으는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사물의 형상과 특성이 기계 원리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으고, 자연의 모든 효과는 운동, 모양, 짜임새[조직], 이들의 조합에 의해 생산되며, 설명할 수 없는 형상들과 신비한 특성들에서 우리의 무지의 피난처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있는 네덜란드 대사가 (그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헤이그로 전령을 보낼 때, 혹은 내가 안전하게 부탁할 수 있는 어떤 다른 친구가 그 길로 갈 때, 당신에게 약속한 책을 전하겠습니다.

 나의 장황함과 솔직함을 부디 용서하십시오;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늘상 그러하듯이, 내가 일체의 얼버무림이나 공손한 정제 없이 자유롭게 당신에게 제기한 이의들을 선의로 받아들여주십시오. 가장이나 교활함 없이, 제가 당신의 가장 헌신적인 헨리 올덴부르크임을 믿으십시오.


당신의 가장 헌신적인,
헨리 올덴부르크

런던, 1661년 9월 27일 


1) The Collected Works of Spinoza, edit & trans. Edwin Curl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5
  괄호[] 안은 Samuel Shirley 판의 역어를 참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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